어쩌다 여기까지 왔는가?

구름이 2021. 12. 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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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를 담고 제주를 닮고 싶었던 그녀는 

   한 달 살기로 충분한 내공이 쌓였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가?

이 제목이 붙여지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첫 번째 결혼은 의처증과 시달리며 살았었다. 연애 7년, 결혼생활 20년의 종지부를 찍고 재혼한 남편과 치킨사업을 십년간 운영했으며 관용을 베푼 줄로만 알았던 남편과 행복한 재혼생활만 꿈꾸었다. 그녀는 사업을 그만두게 되면서 경제생활에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로 인한 갈등이 졸혼을 고민하며 제주도 한달 살기를 떠났던 이유가 이야기로 수록되었다.

떠나기 전날의 목요일 밤은 길고 긴 그녀의 고백에 이어졌다. 날아 밝아오며 남편이 멀어질 때까지 주남길을 돌아가던 그 날의 슬픈 마음조차도 저자는 아파했다. 2015년 갑상샘암 수술을 받았다. 그로 인해 죽는 그날까지 물 한 모금 알약 하나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살고 있다.

햇살 좋은 제주행이 아닌 2월의 제주바다는 파랗지 않았다. 매일 그녀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제주의 구석구석을 앵글속에 담으며 졸혼 연습의 연속이었다.

하루 종일 말없이 자연과 대화하며 때론 사람생각에 잠길 때도 많았다. 멀리 미국에 있는 아들과 손주, 며느리 생각과 홀로 계신 90세 엄마도 생각하는 그녀였다.

제주 돌하르방도 담아보고 성산일출봉도 올라보며 샛별 오름에서도 작품을 담았다. 오름이 많은 제주도에 살면서 머물고 있던 앞산 군산 오름에서 인생 육십의 걸음마를 생각했다는 그녀다.

이제 나에게 머물러 혼자서 해보고 싶은 일도 해본다. 나를 발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제주생활 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녀가 선택한 이 길에 좀더 머물며 불행하지만 않았던 재혼생활을 또다시 새로운 일을 하면서 승화시켜 나가려는 그녀다.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제3의 인생은 그녀자신을 위해서 머물 생각이다.

한 달 살기로 그녀는 남편과의 새 생활을 시작했다. 비젼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상남센터장으로 거듭났다. 졸혼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낮은 자세로 임하여 남은 인생은 보람되고 자신이 행복한 길을 갈수 있는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혼자 있어도 결국은 사람과의 어울림을 찾는다

 

 

 

그녀는 그 섬에서 홀로서기 연습을 해본다.

바람 많고 혹독한 2월을 견디며 졸혼의 화두를 안고 환상의 섬으로 추억이 된 실체를 깊숙이 들여다보았다.

 

성산일출봉, 쇠소깍, 이중섭문학관, 김영갑갤러리, 샛별오름 등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감성을 지닌 그녀는 하루도 사진기 없이는 외출을 하지 않았다.

 

자연속에 오롯이 그녀 혼자지낼 수 있었던 날들이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제주도에서의 글쓰기와 사진을 담으며 자신을 내려놓았던 날들 한 달 살기는 성공적이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삼 개월 동안의 무심함, 두 사람 다 경제적 활동이 적었던 시간 동안 멀어져간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마음에 문을 닫고 있었던 남편이다. 내 성격대로 행동하고 마는 강인한 의지력이 문제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_24 

 

첫 번째 남편은 의처증으로 보냈고 두 번째 당신마저 이렇게 보내야 할 내 운명이라면 이제 더는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닫아 버렸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못 먹는 술 두 잔에 가슴에서 차오르는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회한이었나?_25 

 

 

안전하게 눈이 녹은 고속도로를 달린다. 어느 구간엔 눈이 덜 녹았다. 먼 산 하얗게 덮인 눈을 보며 순백에 가려진 아픈 내 마음이 더욱더 시리게 파고들었다._26 

 

 

 

 

 

 

 

미운 감정도 없고 그렇다고 미워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함께한 세월 13년 차에 접어든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모든 일은 그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학교며 여행이며 4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도 한 번도 이별이 잔재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했음에 죄는 없다. 서로가 유치해지지 못했던 부부였다는 그 사실 말고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_27 

 

 

 

내 안의 모든 것 내가 포기하지 못했던 마음은 무엇일까? 한창 어린 나이에 짓밟혔던 순결 때문일까? 두려워서 떨었던 과거 때문일까? 내 온몸에 닿는 신체접촉이라면 치를 떨던 내 모습이 복사되어 일렁인다. 혼자 살라는 것이 예고된 일은 아닐까?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될 것인가? 이혼 후 몇 년 동안 혼자 지낸 시간에 너무 그리웠던 사람 냄새를 잊었던 것은 아닐까? 온갖 의문이 꼬리를 문다. _29

 

 

 

 

 

 

 

십수년 동안 정들었던 남편을 두고 말없이 한달살이 나섰던 그 용감함이 무엇을 의미했단 말인가? 제주에서 돌아오면 많이 달라져 있기를 기대했었고, 나 또한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있길 기대했었을 거다._34 

 

 

신혼여행은 해운대에서 시작했다. 북정동으로 돌아와 혼자가 되었을 때, 동해를 돌아 서해를 누빌 때, 그때도 바다에 많은 의지를 했었다. 또다시 여기 제주까지 내려와서 인생의 두번째 고통을 정리하고자 함은 무슨 연유일까?_42

 

 

나오면 개고생이다. 

혼자 사는 건 사는 것이 아니다. 

싸워도 둘일 때가 낫다.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하면서 살자.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 

내려놓는 마음을 가지고 제주를 떠나련다._52

 

 

 

 

 

어디를 가던 내 먼저 인사하고 아는 척해 주고 내가 가진 장점을 살려 타인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날이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_120

 

나에게 머무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딸과 여행하던 모녀 사이처럼 나도 언젠가는 내 곁에서 나를 끝까지 지켜줄 남편과 함께 손잡고 제주에서의 쉼을 기대해보련다._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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